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잔뜩 구름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에 다시 좋은 날 영릉을 찾았습니다. 효종대왕릉에서 출발하는 길과 세종대왕릉에서 출발하는 길이 있는데 주차장이 달라서 잘 보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지난번에는 효종대왕릉에서 출발해서 이번에는 세종대왕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곳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아이들이랑 방문하신다면 세종대왕릉에서 출발해서 문화관도 관람하고 해시계 같은 업적을 보고 세종대왕릉만 보고 나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좋은만큼 햇살이 강하긴 했지만 지난번의 꾸물꾸물한 하늘이 아니어서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하늘이 맑아서 산책하는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다만 한여름에는 햇살이 너무 강할 수 있으니 모자를 쓰시거나 양산을 가지고 들어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세종대왕릉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나무가 우거져서 햇빛을 피하면서 선선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보면 어느새 세종대왕릉에 도착합니다.
흐린날에 와서 볼 때의 세종대왕릉과 이렇게 화창한 날에 보는 릉은 또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세종대왕이라고는 하지만 무덤에 오는데 먹구름이 끼고 흐린날 올 때는 기분도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햇빛이 쨍할때 오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선명하게 보이니 먹구름이 낀 날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석상들의 얼굴과 표정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보니 릉의 주변에 있는 소나무들도 멋있게 자라서 병풍처럼 릉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릉은 아래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보는 위치에 있었는데, 실제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뭔가 백성들의 사는 모습을 굽어보고 있도록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종대왕릉을 내려와서 옆으로 이어진 왕의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왕의 숲길은 꽤나 길어서 저질체력인 저의 체감상으로는 몇 키로는 되는 것 같은 소나무 길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정도는 아니었지만요. 언덕이 있어서 약간 업다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길 양 옆으로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서 햇빛은 전혀 내리쬐지 않았습니다. 직사광선이 없어서 덥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옆으로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데 물도 꽤 맑았습니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드러나는 해가 햇살을 머금고 보여주어서 그런지 왕의 숲길을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뭔가 드라마에 나오는 듯이 예쁜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왕의 숲길이 괜히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창할때 오니 비로소 그의 의미를 실감했습니다. 이미 효종대왕과 세종대왕은 저세상에 있지만 왕의 숲길만은 그대로 남아서 그 시절의 왕이라면 이런 길을 걸었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부모님과 같이 방문했는데 수십년전에 방문했었을 때의 기억을 더듬으시면서 걷는데 매 걸음마다 신기해하고 왕의 숲길을 걸음마다 감탄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부모님 세대의 세종대왕릉은 지금과 사뭇 달랐나봅니다. 예전과 비교하는 말을 들으면서 어느덧 효종대왕릉에 도착했고 구경하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연결된 길로 향했습니다.
효종대왕릉과 세종대왕릉은 왕의 숲길 외에도 입구와 가까운 길로 연결되는 길이 있습니다. 그래도 왕의 숲길보다 살짝 거리가 멀어서 조금 더 걸어야 합니다. 가깝지는 않아요. 효종대왕릉과 세종대왕릉은 이 길로 가든 왕의 숲길로 가든 넉넉히 1KM는 걸어야 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그만큼 걸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릉 내를 소나무와 잔디로 잘 조성해놓고 면적도 상당히 넓게 확보해 두어서 여기저기 보면서 돌아다니는 걸음이 자연에 들어온 것 같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이렇게 한바퀴 천천히 돌고 나오니 애플워치의 운동시간이 거의 2시간 가까이 찍혀있었습니다. 같이 방문한 부모님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힘듦이 금새 날아갔어요.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릉( 효종대왕릉, 세종대왕릉)
주소 능서면 영릉로 269-50
운영시간 09:00~17:00(2월~5월, 9월~10월), 09:00~17:30(6월~8월), 09:00~16:30(11월~1월)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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