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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기/주제가 있는 여행

반디앤루니스 폐업과 런던 돈트 북스(던트 북스, DAUNT BOOKS)

by 매운할라피뇽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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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부도처리 되면서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1988년 설립되서 교보문고, 영풍문고의 뒤를 이어 세번째로 큰 서점이었는데 말이죠. 대학시절에 읽고 싶은 책이 없으면 종로에 가서 이 세 책방을 차례대로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중에서 일본 원서가 많았던 곳이 영풍문고와 반디앤루니스였어서 일본 원서를 읽고 싶은게 있으면 이 두 서점을 찾아서 한 권, 한 권 찾아보면서 돌아다녔네요. 역사도 오래 되고 규모가 있었던 곳이니만큼 없어질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물론 근 10년 동안 인터넷 서점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이북이 일상화되면서 한 번도 찾아간 적은 없네요. 경영이 어려워진건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인터넷 서점이나 이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이 모든 요인들이 다 영향을 미친 걸까요?

 

영국 런던의 돈트북스


몇 년 전에 영국 런던을 여행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 때 시내를 둘러보면서 역사가 오래된 돈트 북스(Daunt Books)를 들렸던 적이 있었어요. 워낙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꼭 들리려고 일정에 넣어 두고 기대하며 방문했습니다. 돈트북스는 론리플래닛 2011년 판에서 선정된 ‘세계 10대 서점’ 입니다. 1912년에 처음 문을 열어서 거의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지만 단순히 오래된 고서점이어서 유명한 것은 아닙니다. 돈트북스는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큐레이션이 된 서점입니다. 이 서점이 집중하는 분야는 바로 ‘여행’이예요. 처음부터 이 분야에 집중했던 건 아닙니다. 돈트북스는 최초에 설립될 때 고서적상인 프랜시스 에드워드가 설립했습니다. 이 서점은 반스앤노블스 같은 대형 서점이 저렴하게 책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어요. 특히 아마존닷컴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게 됐거든요.  1990년이 되면서 어려워진 돈트북스를 제임스 돈트(James Daunt)가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서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임스 던트는 던트 북스를 여행이라는 테마에 집중하는 서점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돈트북스 내부

 

실제 던트 북스를 방문해보니 국가별로 책들이 분류되어 있었어요. 미국, 일본, 티벳 등등 국가별로 여행책과 사진집, 소설 등등의 책들이 하나의 국가내 책장에 꽂혀 있었습니다. 서점이 복층 형태로 되어 있는데 거기에 더해 지하까지 있었으니, 거의 3층 규모가 되겠죠. 그 정도의 규모의 서점인데도 독립책방 느낌으로 큐레이션이 되어 있는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돈트북스의 책



물론 반디앤루니스도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책을 소비하는 대중이 많이 줄어든게 체감됩니다. 앞으로 서점은 어떻게 될까요? 어린 시절부터 서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으로서 다음 세대가 ‘서점’이라는 공간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안타까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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