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 탐구 생활/책읽기

행동을 설계하다 : 캐스 R. 선스타인의 심플러 (Simpler)

by 매운할라피뇽 2021. 7. 27.
반응형

심플러(Simpler) 표지

 

심플러는 넛지로 유명한 캐스 R. 선스타인이 쓴 후속작입니다. 2013년 12월에 출간했으니 벌써 10년 가까이 되는데, 읽어 볼수록 아직도 유효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봅니다. 사실 저는 정작 유명한 넛지 (Nudge)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심플러는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이해가 잘 되도록 쓰여져 있습니다. 설명이 있는 넛지의 실용판이라고나 할까요. 

 

심플러의 요점은 선택을 최소한 간소화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주 작은 비용으로 사람들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문제의식이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루어져 있습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넛지를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원하는 결과가 정해져있지만 행위자에게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최소화하여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을 권유하지만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하게 되면 원하는 결과에 적은 비용으로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선택이 없는 상태에서 선택을 요구받으면 엄청나게 많은 선택지와 그 복잡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뉴욕 시 택시 안에는 카드 결제를 위한 기계가 장착되어 있다. 그럼 팁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 기계는 당신에게 30퍼센트, 25퍼센트, 또는 20퍼센트를 제시한다. 만일 당신이 더 적게 주고 싶으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어느 정도 수고를 해야 한다. 고객들은 세 가지 대안 중 하나를 택하도록 효과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효과를 계산하는 것은 추측일 뿐이지 대략적으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팁은 평균 10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올라갔으며 이는 택시 기사들이 해마다 추가로 1억 4,400만달러를 벌었다는 것을 뜻한다.

심플러, PART5 디폴트 - 규칙, 인간을 위한 자동화

 

위 글에서처럼 아무런 선택지 없이 팁을 줄 경우와 20퍼센트부터 제안하여 25, 30퍼센트 사이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을 제안하는 경우를 보면 사람들은 번거로움을 감수해서 팁을 주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번거로움보다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약간 편한 쪽을 선택하죠. 그 선택은 택시 승객의 몫입니다. 기사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죠. 그 결과 평균적으로 팁으로 인한 수입이 10퍼센트 수준에서 22퍼센트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 옵션 중의 하나를 택한 결과입니다. 선택지를 택함으로써 승객은 복잡성을 회피했고, 기사는 더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가 홍수처럼 만들어지는 요즘 사회에서 사람들은 더 복잡성으로 인해 선택장애를 겪게 됩니다. 점심 메뉴를 고를때도 선택에 곤란함을 겪죠. 어떤걸 먹어도 되지만 어떤걸 먹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을 다른 사람에게 회피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이런 해결법이 꽤나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넛지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원하지 않은 결과에는 번거로운 옵션을 추가하고 원하는 결과에는 조금 더 자동화되고 간편한 옵션을 제공하면 됩니다. 최대한 심플하게 줄이는 거죠. 당사자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면서도 설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원하는 결과에 대해서는 심플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옵션에 대한 정보를 더 두드러지게 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거죠. 이게 바로 '넛지'라고 합니다.

 

만약 신용카드 회사가 당신이 29퍼센트의 연이율을 무심코 지나쳐보기를 원하면 그 회사의 광고는 당신의 주의를 다른 어떤 것, 예컨대 초기 공짜 서비스에 집중시키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심플러, PART6 보이지 않는 것들 - 사람들은 왜 고릴라를 놓칠까

 

하지만 당구공을 원하는 공에 맞추기 위해서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듯이 넛지를 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끝없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넛지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계량화할 수 있는 문제들에 적용해야 더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심플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책치고는 내용이 복잡하긴 했지만 꽤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까 일상 속에서 스며들어 있는 넛지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면 첫 달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다음 달에는 자동으로 결제되는 서비스 같은 것도 비슷한 방법인 것 같아요. 귀찮아서 해지 안하고 있다보면 어느 순간 두번째 달에 접어들어서 결제 알림이 울리니까요. 저자가 제안한 방식으로 습관을 개선하는데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손에 닿기 쉬운 곳에 운동복을 둔다던가 체중계를 침대 옆으로 옮기든가요. 꽤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