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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탐구 생활/책읽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by 매운할라피뇽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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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곧 전도연, 류준열이 나오는 인간실격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집 한켠에 쳐박아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JTBC 에서 9월부터 방영되는 인간실격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가지고 있더라구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 요원해보이는 인간들의 군상에 대한 이야기인듯 했습니다.  

 

다자이 오사우의 인간실격의 첫 문장이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드라마와 소설은 다른 내용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에서 주인공인 요조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엮이지 못하고 항상 아웃사이더로 겉돌면서 이질감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그는 진심을 부딪히면 우스워지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려고 아둥바둥합니다. 본인을 숨기며 언제나 "익살"로 사람들 사이에 스며드려고 합니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요조 자신도 자신이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과는 다른 거리감에 부끄러움을 견디며 살아갑니다.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27쪽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익살로 아침부터 밤까지 인간들을 속이고 있으니까요. 저는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정의니 뭐니 하는 도덕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저한테는 서로 속이면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자신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야말로 난해한 것입니다. 인간은 끝내 저한테 그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터득했더라면 제가 인간을 이렇게 두려워하면서 필사적인 서비스 같은 것은 안 해 도 됐을 텐데 말입니다.

41쪽

 

마치 회사생활처럼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입밖에 낼 수 없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좋아할만한 이야기만을 말하거나 아니면 아예 침묵할 수밖에 없는, 진지해지면 우스꽝스러운 사람 취급 당하는 분위기 말이죠. 당장의 분위기에 맞추려고 자신의 속내를 왜곡하고 틀어서 마치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이요. 주인공인 요조도 괴리감에 괴로워합니다. 그래서 첫문장도 "부끄러움"에 대한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꿈과 진심을 내보이기에는 너무나 용기가 없고 나약해서 세상에 맞춰서 말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부끄러움이 누구나 한켠에 있지 않을까요.

 

드라마 인간실격에서는 전도연님이 부정이라는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작가라는 꿈에 다가서지 못하고 대필작가로 주저앉은 실패한 자신을 바라보면서 괴로워하는 역할인 것 같았습니다. 류준열님도 부자가 되기 위해 가난 속에서 아둥바둥하고 있는 강재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비록 소설과 줄거리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지만 자아와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조금 비슷한 것도 같아요. 실제 드라마가 어떤 스토리로 흘러갈지 봐야겠지만 오랜만에 전도연님이 드라마를 한다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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